1. 도쿄 아자부다이힐즈 (Azabudai Hills)
도쿄 아자부다이힐즈는, 일본의 모리빌딩이 약 30여 년에 걸쳐 진행된 재개발 프로젝트로, 2024년 11월 24일 마침내 오픈했습니다. 이 지역은, 호텔과 대사관이 많이 모여 글로벌하고 문화적으로도 풍부한 지역입니다. 인근에 아크 힐즈와 근접하고, 롯폰기 힐즈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 지역인 토라노몬 힐즈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믿기지 않을 만큼 30여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린 프로젝트로, 대규모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전통을 잃는 것에 대한 우려와 교통문제, 녹지공간 및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등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거쳤습니다.
개발 전 아자부다이는 언덕 지형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고 좁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고 노후화된 목조 주택과 건물이 밀집된 지역으로 도시 인프라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재개발도시협의회가 1989년 설립되고, 약 300여 명의 지주들의 협의를 통해 도라노몬-아자부다이 지역을 30년 이상 논의하고 계획했습니다. 2017년 국가전략특구법에 의거해 도시계획 승인이 되어 2019년 착공 이후 현재 개관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 착공은 2019년 8월에 시작되었고, 23년 11월에 준공완료까지 약 4년 3개월의 공사기간을 걸쳐 도쿄 도심의 기능을 재편한 재개발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이 복합 개발 프로젝의 전체 연면적은 약 86만㎡ 으로, 약26만여평 입니다. 개발부지는 약 81,000㎡ (24,503평)으로 그중 약 30%에 달하는 24,000㎡(약 7,260평)을녹지 공간을 조성 함으로써 개발 전 보다 5배 높은 녹지 공간을 도쿄 도심부에 구현했습니다. 이는 약 20,000명의 직원과 3,500명이 주민들, 연간 3천만 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2. 아자부다이힐즈 개발 방향과 컨셉
"Modern Urban Village" 는 아자부다이힐즈의 개발 콘셉트입니다.
모리빌딩은 항상 수직도시의 기능을 강조해 왔고, 이 수직도시 안에는 사무실과 주거,호텔,문화시설,상업시설과 녹지공간이 총망라된 기능을 넣는 것을 지향해 왔습니다. 이번 아자부다이힐즈 프로젝트 또한 도쿄 중심부에서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들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녹지로 가득한 일상생활의 기능이 집약된 건물이자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도시 속의 도시가 되기 위해 어떤 용도의 시설들이 들어와야 하는지 고민했고 실제로 사무실, 주거공간, 호텔, 국제 학교 및 대학, 상업시설, 레스토랑 및 문화시설, 의료시설, 레크리에이션 공간등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쿄 도시 안에 작은 도시(compact city)를 창조해 냈습니다.
아자부다이힐즈는 건축적으로 매우 유명한 설계 회사들과 협업 했습니다.
먼저 3개의 초고층 타워는 미국 펠리클라크&파트너스(PC&P)가 설계했습니다. 모서리가 유려한 곡선인 모리빌딩의 초고층 빌딩들은 주변 초고층 빌딩과 다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랫부분이 잘록하고 가운데는 도톰하다가 점점 갸름해지는 것이 도자기를 닮았는데 실제 일본의 전통 건물의 곡선을 녹여낸 것이라고 합니다.
곡선형의 상업시설은 또한 유명한 헤더윅스튜디오의 결과물 입니다.
헤더윅스튜디오는 고층빌딩의 고지대와 상업시설 부지의 저지대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했고 이 경사 지형을 살린 유려한 곡선의 건물을 설계했습니다. 이는 덩굴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설치한 구조물인 파고라에서 영감을 받았고,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격자 모양의 그리드를 조약돌과 같은 촉감의 석재로 마감했습니다.
이렇게 도시속의 도시의 개발 방향 아래, 수직도시를 지향하는 모리빌딩이 입힌 "Modern Urban Village" 콘셉트에서 이를 잘 드러내는 큰 2개의 축은 Green과 Wellness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압도적으로 넓은 녹지 면적과, 도보 내에 모든 기능을 넣은 다양한 상업시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일과 주거, 문화를 어떻게 일상생활에 녹이고자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3. 상업시설 리뷰
아자부다이힐즈 복합 개발 내에는 다양한 상업시설과 문화시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설들로는 아래와같습니다.
1) Janu Hotel : 도쿄 최대 규모의 웰니스 시설을 갖춘 Aman 세계 최초의 웰니스 호텔
2) 국제학교 (The British School in Tokyo) :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설계한 도쿄 최대 60여 개국의 최대 학생수, 글로벌 리더를 위한 국제학교
3) DIgital Art Museum (Epson teamlab Borderless) : 세계 최고 몰입형 미디어아트 체험 전시
4) 아자부다이힐즈 마켓 : 1,200평 규모의 일본 식문화를 보여주는 34개전문점
5) 아자부다이힐즈 센트럴그린 : 타워 플라자 앞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수종과 나무를 심은 녹지공간
6) 예방의학센터 : 게이오 기주쿠대학 병원의 예방의학센터 확장 이전
7) 아만 Aman Residence : 세계적인 Aman과 제휴한 고급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91개 유닛의 레지던스
8) 레지던스 : 입주민들을 위한 레지던스
보통 상업시설이라고 하면, 아직 한국에서는 쇼핑몰이나 소매, F&B 매장을 떠올립니다. 저는 아자부다이힐즈를 가서 상업시설의 영역이 비단 소매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의 시설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국제학교를 이 개발 프로젝트에서 유치한 것은 중대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롯폰기힐즈가 문화의 역할을, 도라노몬이 비즈니스중심의 역할을 했다면 아자부다이힐즈는 글로벌 도시로써의 기능을 담았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자 기능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모리빌딩이 도쿄를 글로벌 1위 도시로 만들기 위해 꼭 유치해야 하는 것을 학교라고 인식한 것에 1000% 동의합니다.
또한 아자부다이힐즈의 모리타워 앞 캐노피는 굉장히 아이코닉한 구조물이었습니다. 곡선의 지붕 캐노피 '더 클라우드' 역시 헤더윅스튜디오가 디자인한 구조물입니다. 이 광장에서 바라본 정원에서는 다양한 가드닝 체험과, 많은 도시 시민들이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돗자리를 깔고 누운 어린아이 가족 뒤로 에르메스(Hermes) 매장이 보이는 씬은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매력 있게 느껴졌고, 이 신을 연출하기 위해 철저하게 기획해 온 모리빌딩의 기획자들의 어마어마한 노력도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가본 아자부다이힐즈에서의 하루는 사실 부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떤 건설사가, 어떤 시행사가 한 지역을 34년 동안 지역주민 협의체와 협의하고 설득하며 재개발을 해 나갈 수 있을까요. 어떤 민간 회사가 한 지역을 개발하면서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도시를 짓는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긴 호흡을 가지고 결국 실현해 내고야 마는 걸까요.
즐겁고 세련된 F&B, 샵에서의 쇼핑 경험도 너무 즐거웠지만 가장 부러웠던 건 30% 이상의 녹지 공간을 과감하게 배치했다는 것과 이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도쿄 시민들의 모습이었습니다.